친구가 추석 연휴 전에 얼굴 한번 보자며 동인천 역 근처에서 옛날장터골이라는 노포가 있다고 합니다. 아주 예전에 동인천 역 쪽으로 삼치골목이 유명하다고 해서 삼치를 먹으러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동인천 역에 온 것인데 추석 연휴 전 날이라 그런지 거리에 사람이 많이 보이지 않습니다. 대학 시절에 왔을 때는 젊은 사람들이 아주 많은 거리였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보입니다. 지나가면서 식당이나 술집을 들여다보면 손님들 나이가 많아 보입니다. 상권도 나이가 들어가나 봅니다. 동인천 역에서 한 삼백 미터는 걸어간 것 같은데 옛날 거리 생각하면서 가면 멀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저는 처음 와봤지만 여기 옛날장터골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꽤나 유명한 집이라고 합니다. 옛날 포장마차 분위기로 예전 이 동네에서 추억이 많은 사람들은 아주 좋아할 만한 곳 같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향수, 노스탤지어를 갖고 있으니까요.
여기 옛날장터골은 메뉴도 옛날식입니다. 옛날 식당이나 술집들 메뉴처럼 너무 정신없이 많아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혼란스럽습니다.
다행히 추천 메뉴가 있어서 선택의 폭을 조금 줄여 줍니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일단 추천 메뉴가 아닌 일반 메뉴판에 쓰여있는 간재미 찜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주문을 하고 30분이 다 되어도 간재미 찜이 나오지를 않습니다. 서빙하시는 분께 주문 제대로 들어간 거 맞냐고 확인까지 했는데도 안 나옵니다. 결국 소주 한 병을 다 비웠는데도 안주가 안 나와서 기본 찬인 도토리묵과 번데기 안주로 두 번째 소주 병을 땁니다. 이날 사람도 많고 주문이 밀려서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하고 기다렸는데 결국 다시 확인하니 주방에서 커뮤니케이션 미스가 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간재미 찜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비추입니다. 급하게 내어온 것이라 그런지 몰라도 양념하고 재료하고 다 따로 노는 맛입니다. 워낙 배가 고픈 상태라 그냥 먹었습니다. 이날 손님이 많아서인지 식당에서의 대응이 뭔가 많이 정신이 없어 보였습니다. 소주를 한 병 달라고 해도 그게 언제 올지 몰라 결국 소주는 우리가 냉장고에서 직접 가져다가 먹었습니다. 손님이 몰려들기 전에 두 번째 안주로 우럭구이를 주문했습니다.
다행히 이 우럭구이는 강추입니다. 정말 맛있습니다. 짭조름한 맛이 소주와 아주 잘 어울립니다. 간재미 찜에 조금 상했던 마음이 우럭구이로 완전히 회복되었습니다. 이곳 옛날장터골은 손님이 많아서 늦게 오면 많이 기다릴 수도 있는 곳입니다. 손님이 좀 적었더라면 옛날 생각하면서 여유 있게 한잔하는 맛이 있었을 텐데 손님이 많아서 웨이팅 하는 손님의 시선을 받아 가며 한잔하기에는 좀 많이 바쁜 식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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