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무한리필 고기집 열풍이 불어서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서 자주 가던 단골 삼겹살집이 어느 날 갑자기 무한리필 고기집으로 바뀌어 있었던걸 경험했습니다. 어떤 때는 고기를 양으로 먹기보다 맛으로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서는 맛찬들왕소금구이 외에는 딱히 생각나는 고기 맛집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 군데가 더 생겼습니다.
육풍이라는 고기집인데 고기 맛이 꽤나 좋습니다. 사실 무한리필 고기집은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안 되지만 무한리필 집에서는 무의식적으로 본전 생각이라는 것을 하면서 폭식을 하게 되니 말입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소주 한 잔에 술안주 삼아 고기 한 점 씹는 맛이 좋은 곳을 찾게 됩니다.
메뉴판에서 만 삼천 원짜리인 세 가지 메뉴 꽃삼겹, 꽃목살, 통삼겹을 각각 일 인분씩만 먼저 주문했습니다. 처음 와본 식당이라 어떤 것이 더 맛이 있는지 몰라서 하나씩 맛을 보고 추가 주문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항정살과 가브리살은 단가가 조금 있으므로 패스했습니다.
이곳 메뉴판에는 소고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손님들이 돼지고기를 먹는 식당에서는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소고기는 소고기를 주로 판매하는 곳에서 먹는 것이 맞겠지요. 음식은 재료의 선도 유지가 가장 중요하니까요.
이곳 육풍은 직원분이 직접 고기를 굽고 잘라 줍니다. 그리고 직원분이 엄청나게 친절합니다. 많은 손님들의 술 주문, 밑반찬 리필, 고기 자르기 등 정신이 없어 보이는 상황인데도 친절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곳에서의 메뉴명이 꽃삼겹인데 이것은 두꺼운 삼겹살에 칼집을 낸 삼겹살입니다. 두꺼운 삼겹살 안에 육즙이 살아 있습니다.
여기서는 꽃목살이라는 메뉴명인데 다른 식당에서 보는 것보다는 조금 더 두꺼워 보이는 목살입니다. 잘 구워진 것을 먹으면 그냥 스테이크처럼 입안에서 녹는 기분이 듭니다. 세 가지 메뉴 중에 가장 맛이 있었습니다.
메뉴명이 통삼겹인데 이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삼겹살입니다. 세 가지를 동시에 먹어보고 어느 것이 더 맛있는지 투표를 했는데 일방적으로 목살에 몰표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목살을 추가로 주문했습니다. 통삼겹과 꽃삼겹은 외형적으로는 차이가 아주 큰데 맛은 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삼겹살에 관해서는 맛찬들의 숙성 삼겹살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곳의 꽃목살이라는 메뉴를 너무 맛있게 먹었기에 다음에 고기가 땡길 때에는 삼겹살을 먹으러 맛찬들에 가야 하나 목살을 먹으러 육풍에 가야 하나 하고 고민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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