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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라이시의 자본주의를 구하라

토마토 하나 2020. 12. 24.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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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큐멘터리는 UC 버클리 대학의 국제 정책 교수이자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노동부 장관이었던 라이시 교수의 강연과 인터뷰를 통해 메시지를 보냅니다.



30년 전과 비교하여 오늘날 중산층은 어떤 열망을 갖고 있나요?라는 TV 진행자의 질문에 라이시 교수가 대답합니다.

오늘날 중산층의 열망은 30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습니다. '더 나은 삶을 살자' '일을 열심히 하고 있으니 자식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란다' 모두 경제적, 사회적 신분 상승을 기대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진짜 중요한 문제는 이겁니다. 현 체제가 국민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상위 계층, 그중에서도 상위 1%만을 위한 것인가 말입니다. 


미국의 경제 체제, 자본주의는 사유 재산과 재화 및 용역의 자유 시장에 기반을 둔 체제입니다. 

몇몇 사람들의 주장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자유 시장에 대한 개념이, 그에 대한 생각이 오염됐습니다. 자유 시장의 개념이 이 세상 어딘가에는 존재하지만 정부가 멋대로 개입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개입해 규칙을 세우지 않은 자유 시장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것은 무슨 규칙일까요? 자산, 시장 독점, 계약, 파산과 법률 집행에 관한 규칙입니다. 자산 이야기를 하자면 1860년대까지는 미국에서 인간은 합법적인 자산이었지만 오랜 세월 행동주의와 남북전쟁을 겪은 후에야 드디어 노예 제도를 불법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파산 얘기를 하자면 대기업이라면 여러 번 파산을 선언해서 자산을 보호할 수 있겠지만 학생이라면 파산법을 이용해 부채를 구성할 수 없습니다. 시장이 붕괴하여 생활이 힘들어진 주택 소유주여도 불법이기 때문에 파산법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모두 그냥 생긴 법은 아닙니다. 권력을 가진 상위 계층의 이익을 반영한 결과인데 시간이 지나면 변할 수 있단 뜻이 됩니다. 



오늘날 미국 경제는 1980년보다 두 배 가까이 커졌지만 평균 소득은 증가할 기미가 안 보입니다. 그럼 그 돈이 어디로 갔느냐? 상위 소득의 윗사람들에게 간 것입니다. 

2014년 세금을 제하기 전 기업 이윤이 85년 만에 전체 경제 중 최고 정점을 찍었습니다. 반면 국민의 임금으로 사용된 경제 점유율은 극적으로 감소했습니다. 시장의 법칙 내에서 자금의 흐름은 위로 올라간 것입니다. 미국 중산층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주요 산업이 이윤을 내고 경영진과 주주들만 배를 불렸습니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소득과 재산이 위로 올라갈수록 정치적 힘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라이시 교수가 정치 공부를 처음 시작한 것은 1967년 워싱턴에 갔을 때였습니다. 워싱턴 생활은 흥미로웠습니다. 하위 계층 20%는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1964년 점점 증가하는 중산층이 전 세계 선망의 대상이었을 때 미국인의 약 77%는 정부가 옳은 일을 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했습니다. 오늘날 20%인 것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당시 워싱턴은 유입되는 돈도 많이 없었고 경제계는 그제야 막 워싱턴에 자리를 잡던 시기였습니다. 

1970년대 후반 라이시는 연방 통상 위원회의 정책 기획 관리자로 일했었습니다. 당시에 낸 규정안은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건강에 나쁜 군것질 식품 광고를 금지하자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자 광고주들이 소비자 단체와 연방 통상 위원회를 상대로 수십만 달러를 쓰면서 대형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설탕 시리얼, 사탕, 장난감 회사가 반격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점점 워싱턴에서 여러 사업과 업계 단체가 힘을 키워 권력을 점점 얻게 되면서 입법 절차도 관여하게 됐습니다. 

그 법안 때문에 연방통상위원회는 폐쇄됐으며 식품 회사의 청문회는 유예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인해 라이시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기업들과 월스트리트, 부유한 개개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멋대로 법규를 바꿀 수 있단 것입니다. 이 과정은 전혀 티가 나지 않았습니다. 



1971년 미 상공회의소는 강력한 비지니스 로비 단체로 법인 고문 변호사 루이스 파월에게 성명서를 써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파월 메모'라고 알려진 이 성명서는 재계 지도자들 사이에 급속도로 퍼졌습니다. 

'미국의 경제 체제는 공격을 받고 있다. 정치적인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권력을 부지런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필요한 때가 오면 단호하고 공격적으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하며 마지못해 하거나 창피해 해서는 안 된다.' 

파월 메모는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두뇌 집단들의 성명서가 되었습니다. 로비 단체, 무역 협회, 그리고 전문가 기관들에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라이시는 장관 시절 연방 정부가 기업에 지원하는 조세 보조금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중산층에서 그 값을 고스란히 치러야 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은 기업 CEO의 세금 우대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빌 클린턴 연설 내용 "최근 상원 청문회에서 미국 주요 기업의 CEO는 일반 근로자보다 임금을 100배나 더 받는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오히려 경영 상의 이익이 얼마나 높던지 간에 CEO에 대한 세금 우대 조치를 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이 나왔는데 특히 재무부에서 많이 나왔습니다. 로버트 루빈은 월스트리트 은행의 CEO 출신으로 재무부 장관이 되었으며 경제와 미국의 상황을 월스트리트 관점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결국은 노동부 장관이었던 라이시는 재무부 장관 루빈에게 밀려서 원하는 정책을 펼치지 못합니다. 오히려 조세법의 허점 때문에 주식 보너스를 지급하는 등 CEO 임금은 급등했습니다. 

결국 라이시는 1997년 사퇴합니다. 

"미국은 양극단 사회가 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승자는 소수에 불과합니다. 다수의 미국인은 계속 뒤처지고 있으며 분노와 환멸을 느끼고 쉽게 조종 당하고 있습니다. 대중의 분노가 일단 터지기 시작하면 근본적인 사회의 구조와 도덕적 청렴함을 해칠 수 있습니다. 야망 대신 질투를, 아량 대신 증오를 품게 될 것입니다."



2000년대에 월스트리트가 미쳐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국민의 은행 예금과 경제를 걸고 도박을 했는데 이것은 일탈적 행동도 단순한 사고도 아니었습니다. 

레이건 정부에서 금융 제도 법칙에 체계적인 변화가 있었는데 이것은 정부를 자유 시장에서 배제하는 규제 완화로 묘사되었습니다. 1998년 월스트리트는 새로운 금융 복합 상품을 출시해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 파생상품의 위험함을 경고하고 미국 대중들의 돈을 보호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결국은 규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1999년 클린턴은 글래스 스티걸법을 폐지했습니다. 

1933년의 은행법 글래스 스티걸법안, 이 법은 월스트리트 투기꾼으로부터 국민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고안된 법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위험도 높은 투자 은행과 상업 은행의 합병을 막을 수 있는 법안과 규제를 받는 파생 상품이 없으므로 초대형 대마불사 은행을 도입했고 이것으로 인해 주식 시장은 붕괴했습니다. 



라이시 교수가 강연을 합니다. 

"저나 여러분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가 의약품에 소비하는 돈은 다른 어느 선진국보다 훨씬 많습니다. 대체 우린 왜 그렇게 많은 돈을 쓰는 걸까요? 제약 회사들이 자신들 만을 보호하는 규칙과 법규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손에 쥐고 엄청난 정치적 권력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정치적 권력을 다양하게 행사해 시장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바꾼 것입니다." 


2003년 6월. 하원에서는 메디케어 현대화 법이 상정되었습니다. 법안의 표면상 목적은 노인들이 처방의약품을 살 수 있게 돕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제약회사, 약국, 처방 의약품 투자 업체 간의 협상을 정부가 방해하는 것을 금지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정부가 어마어마한 구매력으로 약품의 약 값을 저렴하게 책정하는 것을 막는 것입니다. 새로운 약품이 출시되면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제약 회사에서 책정한 가격에 약품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법안은 자유 시장을 갈망하는 움직임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상위 계층만 혜택을 보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미국 경제에는 이와 유사한 규칙 조작이 주요 산업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내는 인터넷 비용은 다른 어떤 선진국보다 훨씬 비싸면서 속도는 굉장히 느린데 이것은 케이블 회사들이 막강한 정치적 권력으로 경쟁사들을 억압하기 때문입니다. 

1970년대에 국회 의원 3%는 로비스트가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은퇴하는 하원 의원 42%와 은퇴하는 상원 의원 절반이 로비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로비 활동은 미국 건국 이래 계속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프린스턴과 노스웨스턴 대학교 연구원들은 일반 시민이 가진 정치적 권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기간은 20년 1982년에서 2002년으로 잡았습니다. 

대기업과 부유한 개개인의 경우 정당과 상관없이 법을 통과시키길 바랄 때의 통과될 확률은 60% 가까이 됐다고 했습니다. 법률 제정을 반대하면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평범한 유권자들의 경우에는 아무도 지지하지 않는 안건은 30% 확률로 입법화되었고 거의 모두가 지지하는 안건 역시 30% 확률로 입법화되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일반적인 미국인이 공공 정책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으며 0에 가까울뿐더러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한 뉴스가 미국을 떠들썩하게 합니다. 

'오늘 미국 대법원이 100년 가까이 행해지던 법률을 뒤집었습니다. 기업들이 정치 캠페인에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에 대해 여러 국회 의원들이 기자 회견을 합니다.

공화당 상원 의원 존 매케인 : 일부 판사들은 기업과 시민의 권리가 동일하다고 주장합니다. 저는 그 전제를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민주당 하원 의원 러시 홀트 주니어 : 특별 이익 단체의 불협화음은 엄청난 크기의 확성기로 큰 소리를 내서 국민의 목소리는 결국 묻혀버리고 말 겁니다. 

민주당 상원 의원 척 슈머 : 요점은 이겁니다. 대법원은 11월 선거의 승자를 미리 결정했습니다. 공화 당원도 민주 당원도 아닌 바로 미국의 경제계입니다. 



다크 머니는 기부자의 신원을 공개하지 않은 정치 캠페인 기부금을 말합니다.

대법원의 이러한 결정 이후 다크 머니가 기하급수로 늘어납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는 2016년 대선 토론을 보여주는데 이는 대통령 후보들이 기업의 후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로버트 라이시 교수가 강연을 합니다. 경제를 되찾을 방법은 민주주의를 되찾을 방법과 똑같다고 보면 됩니다.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거대 기업, 은행, 부자들의 권력에 대항하는 기관을 만들면 되는 겁니다. 단순히 투표하고 세금을 납부하는 것에 시민권의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문제에 참여하고 정치 문제에 관여하며 소란을 피워야 할 때면 피울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우리 자신뿐 아니라 자식들, 손자들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참여해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것입니다.  

저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첫째, 미국 역사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주의가 잘못될 때마다 과거 이 나라는 어떻게 든 잘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특정 계층에만 집중된 임금과 부도 그렇고 정치 부패 역시 과거와 다를 게 없습니다. 1880년대와 1890년대도 지금과 같았습니다. 지금의 악순환이 그때 역시 똑같이 일어났습니다. 사람들의 분노는 말도 못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 분노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표현됐습니다. 사람들은 조직을 구성하고 정치, 경제 체계의 조직을 점차 변화 시켰습니다. 첫 주요 독점 금지법이 제정되면서 독점 판매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루즈벨트 대통령은 기업이 정치 캠페인에 기부금을 내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제정했습니다. 

자본가들은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돈을 만들어 내는 거죠. 나머지 국민들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합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입니다. 우리의 힘과 소중한 한 표로 말이죠. 규칙을 바꾸는 건 우리한테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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