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빅 쇼트

토마토 하나 2020. 9. 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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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아래와 같은 자막으로 시작을 합니다.



곤경에 빠지는 것은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 마크 트웨인



70년대 후반까지는 우리나라도 그랬지만 미국 은행 업계에서는 큰돈을 만질 일이 없었습니다. 아주 따분한 곳으로 기껏 보험을 팔거나 회계 관리를 했습니다. 은행이 지루했다면 은행의 채권부서는 한술 더 떠 그야말로 코마 상태였고요 예를 들어 멋모르는 15살 때 채권을 사두면 30살쯤 100달러 버는 정도였습니다. 아주 재미없는 분야였습니다. 그러나 루이스 라니에리가 등장하면서 모든 게 변했습니다. 처음 듣는 이름이겠지만 아주 많은 사람의 인생을 바꾼 사람입니다. 심지어 어떻게 보면 마이클 조던, 아이팟, 유튜브를 합친 것보다 대단하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도 결과를 예상 못 했겠지만 단순한 아이디어 하나로 은행권을 송두리째 바꿔놨습니다. 보통의 모기지는 은행 입장에서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지루하고 안전하고 수익은 미미합니다. 그런 담보 대출을 수천 개 묶은 수익은 급증하고 위험성은 낮은 상품을 만들어 냅니다. 여기에 말 그대로 돈이 쏟아졌습니다. 연간 500억 달러에서 많게는 2,000억 달러까지 모기지 채권과 온갖 증권으로 수익을 냈습니다. 


이렇게 눈치채지 못한 채 따분한 은행업은 미국 1위 산업으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다 30년이 흐른 2008년 어느 날 모두 무너져 내렸습니다. 현대 최악의 금융 위기로 불립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이런 금융 재앙은 없었으며 미국 산업계에 종말을 불러올 사태입니다. 루이스 라니에리의 주택저당증권은 거대한 괴물로 변이 돼 전 세계를 무너뜨렸습니다. 전문가나 지도자, 지식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 사태를 예견했습니다. 전 세계가 파티를 즐길 동안 극소수 외부인과 괴짜가 상황을 직시했습니다. 외부인들은 경제의 엄청난 모순을 꿰뚫어 봤습니다.  


영화의 메인 주인공인 사이언 캐피털의 마이클 버리가 면접을 보러 온 직원에게 얘기합니다. "2001년에 닷컴 버블이 터졌을 때 세계 기술 산업의 수도인 새너제이(실리콘 밸리, 산호세)의 집값은 오히려 올랐어. 다들 주택은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 그러고는 가장 팔리는 모기지 채권 20개를 뽑아오라고 신입 사원에게 지시합니다. 이때가 2005년 3월입니다. 이 신입 직원은 채권이 수천 개의 모기지로 구성되어 있잖아요?라고 반문하지만 일단 시키는 대로 합니다. 이 직원이 가져온 가장 잘 팔리는 모기지 채권을 마이클 버리는 일일이 분석을 시작합니다. '연체는 벗어났고, 30일 늦었고... LTV95, LTV90.. 연체는 벗어났고.. LTV110? 이게 가능해?.. 이자만 상환.. ' 


이렇게 업계에서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마이클 버리는 종일 앉아서 하고 있습니다. 결국 마이클 버리는 보스에서 주택시장을 지탱하는 것은 부실채권이며 폭탄 돌리기라며 주택시장을 공매도하고 싶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나 보스는 실소를 합니다. 그 유명한 '그린스펀이 거품은 국지적이며 채무불이행도 적다고 했다'라며 주택시장은 바위처럼 단단하다고 응답합니다. 그러나 마이클 버리는 끝까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합니다. 대부분의 주택저당증권이 매우 위험한 변동금리 서브프라임 대출로 구성되어 있다고 설명을 합니다. 그리고 2007년에 대다수 대출의 고정금리 기간이 끝나면 채무불이행이 시작될 것이고 채무불이행 비율이 15%가 넘으면 휴지 조각이 된다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투자기회를 눈치채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보스는 채권이 그 목록만 수천 페이지가 넘는데 어떻게 쓰레기인 걸 아냐고 묻자 마이클 버리는 그걸 다 읽어 봤다고 대답합니다. 


다시 설명하면 처음 언급되었던 루이스 라니에리의 모기지 채권은 대형은행에 큰돈을 벌어다 주었습니다. 은행은 2%의 채권 판매수수료로 수십억을 벌었습니다. 하지만 채권을 만들어 팔 모기지론이 동이 납니다. 주택의 수는 물론이고 채권을 매입할 재력이 있는 사람도 한정적이니까요. 결국 위험부담이 큰 모기지론으로 채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야 수익을 계속 창출할 수 있으니까요. 이러한 위험한 모기지론을 서브프라임이라고 합니다. 



결국 마이클 버리는 골드만삭스를 찾아갑니다. 모기지 채권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익이 나는 신용부도스와프를 사겠다고 합니다. 골드만삭스에서는 귀를 의심하며 주택시장 폭락에 돈을 거는 게 맞냐고 다시 묻습니다. 역사상 그런 일이 없었다며 어리석은 투자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마이클 버리의 변함없는 입장 표현에 골드만삭스는 웃으며 주택시장이 워낙 견고하고 모기지론 안 갚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마이클 버리의 신규 상품 제안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계약 후 돌아가는 버리의 뒷모습을 보며 골드만삭스 직원들은 별 미친 사람 다 본다는 표정으로 파안대소를 합니다. 


마이클 버리는 그다음 도이체뱅크도 같은 목적으로 찾아갑니다. 도이체뱅크도 마찬가지의 반응으로 오히려 마이클 버리를 걱정하며 괜찮겠냐고 반문합니다. 그러나 계약 체결. 그리고 또다시 뱅크 오브 아메리카, 베어스턴스, 크레딧스위스 등등 계속 계약을 체결합니다. 결국 이러한 내용이 샴페인을 터뜨리며 흥청거리는 파티를 즐기는 월가 사람들에게 퍼져 나갑니다. 어떤 미친 펀드 매니저가 총 13억 달러 규모의 모기지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를 샀다고 말입니다. 


대부분 크게 비웃는데 여기서 이 이야기를 처음 들은 재러드 버넷은 직감적으로 자신도 숏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조수를 시켜 도이체 뱅크에 전화를 해서 신용부도스와프를 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실수로 다른 투자회사로 전화를 걸게 되고 이 전화를 받은 투자회사도 역시 바로 눈치를 챕니다. 그래서 월가의 소수의 사람들은 모기지 채권이 위험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숏 방향으로 투자를 해야 할지 알아보기 시작하는 사람이 생깁니다. 흥청망청 상승하는 분위기에서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비관론자이거나 평소 의심이 많아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그 안의 모순이 없는지를 계속 생각을 해보는 그런 부류의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직접 여러 현장을 찾아다녀 봅니다. 모기지론 상환이 90일 이상 연체된 대출자를 조사를 해보는데 집 주인이 자신의 개 이름으로도 대출을 받았으며 세입자는 월세를 꼬박꼬박 내고 있던 상황인데 대출이 연체되는 경우를 보며 위기이자 기회라는 것을 직감합니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인을 만나 집을 살 것처럼 가장을 하고 동네 상황을 물어봅니다. 그리고 모기지 브로커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합니다. 


브로커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니 시장의 거품이 심하다는 것을 바로 느낍니다. 대부분이 변동금리 상품이며 대출이 거절되는 경우가 없으며 무소득 무직장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현재는 브로커가 대출 서류에 소득란을 비워놔도 회사에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금요일 오후에 대출 신청서를 쓰면 월요일 점심이면 대형은행이 그것을 사 가는 상황이니 그런 것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자랑합니다. 그리고 그 자랑하는 브로커들에게 그의 고객을 추천받아 만나 봅니다. 고객과 대화를 하며 고정금리, 변동금리의 대출 조건도 인지하지 못하고 단지 집값이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여러 채의 주책을 구매를 한 사람을 보고는 확실한 거품이라고 판단합니다. 


이런 장면과 달리 회사 투자금을 거의 모두 숏 방향에 투자한 마이클 버리의 회사 사이언 캐피털은 다른 분위기입니다. 보스는 매우 화가 나서 마이클 버리의 사무실로 찾아옵니다. 보스는 거품은 아무도 볼 수 없다며 그래서 거품이라고 화를 냅니다. 마이클 버리도 지지 않고 대답합니다. 모기지론 관련 사기가 2000년의 다섯 배이고 평균 세후 소득은 일정한데 주택 가격은 폭등한다면 주택은 자산이 아니라 빚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 흘러갑니다.


뉴스에서는 슬슬 모기지론 연체율이 무려 백만 가구에 육박하는 최고 기록을 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숏에 투자를 한 사람들은 당황합니다. 왜냐하면 채무불이행률이 치솟는데 오히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의 가격이 오른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신용평가 회사들이 CDO나 모기지 채권 등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 때문입니다. 




숏에 투자한 그들은 S&P 신용평가사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서브프라임 채권 등급을 왜 하향 조정하지 않는지 묻습니다. 공식적인 대답은 신용평가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을 합니다. 그러다 결국은 은행이 원하는 비율의 AAA 등급을 거부하면 바로 경쟁사인 무디스로 간다는 솔직한 답을 듣습니다. 그리곤 이 말은 못 들은 걸로 해달라고 합니다. 신용평가 회사 또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었던 것입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은 신용평가사 직원에게 검은 안경을 씌웠는데 이것은 눈이 있어도 보지 않는다라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애초에 신용평가사와 증권 거래 위원회와 대형은행은 이것이 초래할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릅니다. 발등에 불 떨어진 줄 모르고 시장이 과열됐다고만 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숏에 투자한 사람들은 라스베거스의 미국 증권화 포럼으로 갑니다. 이곳에는 채권, CDO 대도인, 서브프라임 대출자, 스와프 트레이더까지 모입니다. 숏에 투자한 사람들이 이곳 사람들을 만나보니 기초 자산이 부실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 모습에 오히려 추가로 더 스와프를 더 사모 아야겠다는 생각까지 합니다. 


한 투자가는 개인적 인연이 있던 증권 거래 위원회에서 일하는 사람을 만납니다. 전문가적 입장에서 무언가를 알려 줄지 모른다고 기대를 하고 만나지만 증권 거래 위원회는 예산 삭감으로 인해 주택채권에 대해 조사 자체를 거의 안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은행을 감독해야 할 사람이 은행에 이력서를 넣을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또 다른 투자자 마크 바움은 이곳 라스베거스에서 합성 CDO라는 것에 대한 설명을 듣습니다. 마이클 버리가 발견한 모기지 채권이 성냥이고 CDO가 휘발유 젖은 걸레라면 합성 CDO는 술 취한 대통령 손에 들린 핵폭탄이었습니다. 마크 바움은 그 얘기를 듣고는 스와프를 추가로 구매할 수 있는 만큼의 최대치로 매수합니다. 



그리고 마이클 버리는 인내의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고민 후 투자자에게 이메일을 보냅니다. '투자자 여러분, 아시다시피 계약상 시장에 문제가 생겼을 시엔 제가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제 판단에 의하면 현재 모기지 채권 시장엔 사기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따라서 투자자 여러분을 보호하기 위해 당분간 투자금 회수를 제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투자자들의 항의 전화 와 메일이 빗발칩니다.


2007년 4월 2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전문 뉴 센트리 파이낸셜은 업계 1위였지만 파산을 신청합니다. 회사는 즉각 3,200명을 해고합니다. 이제 상황이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숏 투자자가 보유하던 스와프의 가치를 확인합니다. 그런데도 스와프의 가치는 변동이 없다고 합니다. 결국 언론을 찾아갑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있는 대학 친구를 찾아가서 은행들이 쓰레기 채권을 순진한 고객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전부 팔 때까지 이것을 평가 절하하지 않을 거라고 알려 줍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저널의 친구는 자신이 월가 사람들하고 친해지는 데 수년이나 걸렸고 은행이나 신용평가사 모두 이런 기사는 부정할 것이라며 기사를 내기에 부담스러워합니다. 


이렇게 신용평가 회사, 투자은행, 언론까지 모르는 척을 해지만 결국은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이제 시장에서는 다들 스와프를 원하며 가격이 올라갑니다. 결국 숏에 투자한 사람들은 2년 동안 온갖 모욕을 견뎠지만 결국 옳았음을 증명했습니다. 


이 상황이 진정되기까지 5조 달러가 증발했고 8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6백만 명이 집을 잃었습니다. 미국에서만 말입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은행들은 국민의 혈세를 받아서 보너스를 두둑이 챙기고 로비를 통해 개혁을 중단 시켰습니다. 그리고는 이민자와 빈곤층 심지어 교사까지 탓했습니다. 이 일로 감옥에 간 은행 간부는 단 한 명뿐이었습니다. 그 죄라는 것도 당시 모든 은행들이 하던 것들이었는데 말입니다. 


우리나라의 주택 시장도 무조건 우상향이라는 믿음이 강합니다. 그것은 아파트가 돈을 벌어준다는 과거 경험과 현재의 참여자들의 욕망이 만들어 낸 것인데 마이클 버리가 이야기하듯이 소득은 일정한데 주택 가격이 오른다면 그 주택은 자산이 아니라 빚이라는 말이 한국에도 적용이 되는 사항인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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