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디지털단지역 계림닭도리탕
예전부터 지인이 닭도리탕 맛있는 곳이 있다며 '언제 닭도리탕 한번 먹어요'라는 말을 달고 살다가 드디어 날을 잡았습니다. 요즘 상황이 상황인지라 다시 저녁 약속을 안 잡고 바로 퇴근하는 생활을 해왔는데 밖에서 저녁을 먹는다고 생각하니 묘한 해방감이 느껴집니다. 이 식당은 가산더스카이밸리 2층에 위치해 있는데 이 가산더스카이밸리라는 곳은 처음 방문해봅니다. 새 건물이고 1층의 밖에서 보이는 상가 부분은 입점이 되어 있는데 보이지 않는 부분은 공실이 아주 많았습니다. 도로변 쪽의 계단으로 올라가 2층에서 계림닭도리탕을 찾아 걸어가는데 세상에나 상가 공실이 이렇게 많은 건물은 처음 봤습니다. 계림닭도리탕은 도로변에서 반대쪽에 있기에 걷다 보면 자연스레 건물 끝에서 끝까지 구경하지 지나가게 되는데 이 가산더스카이밸리 2층은 입점해 있는 곳이 몇 개 없습니다. 거의 다 깔끔하게 공실이어서 매우 썰렁합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상황에서는 오히려 사람이 없는 것이 더 좋은 것이므로 공실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습니다.
식당 입구는 일부러 옛날식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습니다. 50년 전통이라고 하는데 일부러 이러한 모습으로 입구를 만든 것 같습니다. 이날은 일찍 도착했기에 먼저 온 손님 1팀 외에는 손님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내가 시원하고 쾌적했습니다. 이 건물 2층에 공실이 많은 것으로 보아 손님들이 여기까지 찾아올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일단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장 구석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메뉴는 닭도리탕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요즘 표준말로는 닭볶음탕이라고 하는데 저는 이 닭볶음탕이라는 말이 입에 잘 안 붙는데 여기 식당도 닭볶음탕 대신에 닭도리탕이라고 표기를 하네요. 술값은 적당합니다. 소주 맥주를 섞어 마시려면 소맥세트가 저렴합니다. 닭도리탕에는 소주가 잘 어울리는데 날이 더워 소맥세트로 먹게 됩니다.
이 식당은 메인인 닭도리탕에 집중하게 하려는 것인지 반찬은 깍뚜기 외에는 없습니다. 반찬류가 조금 더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간장 소스가 닭고기와 잘 어울려 매우 맛있습니다. 저는 닭도리탕하면 약간 달콤하면서 매콤한 그리고 걸쭉하고 진한 국물을 떠올립니다. 어릴 때 그런 맛의 닭도리탕을 먹었고 대학 주점에서의 닭도리탕도 그런 맛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 계림닭도리탕은 제가 개인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닭도리탕의 맛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마늘이 아주 많이 듬뿍 들어가서 독특한 맛을 냅니다. 이 맛으로 종로에서 50년 동안 장사를 해왔다고 하는데 저는 마늘이 많이 들어간 닭도리탕은 처음 먹어봤습니다. 제가 어릴 때 먹던 그 기대했던 추억의 맛이 아니라서 조금 당황했지만 몸이 건강해지는 맛이라 나쁘지 않았습니다. 국물을 다 떠먹어서 건더기만 남으면 사장님이 오셔서 친절하게 육수를 채워주는데 육수에도 마늘이 많아서 처음 끓였던 국물 맛이 그대로 유지가 됩니다. 처음에는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메뉴판에 마늘 닭도리탕이라고 쓰여있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나가려고 일어나서 뒤돌아보니 어느새 식당이 만석이 되어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대기 인원도 있었습니다. 공실이 많은 건물이라 손님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예상 밖이라 깜짝 놀랐습니다. 지인 이야기를 들어보니 점심시간에도 이 메뉴로 장사를 하는데 늘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 도로 쪽으로 걷는데 이 건물은 1층도 공실이 엄청 많습니다. 도로 쪽에서 보이는 상가는 다 차있지만 보이지 않는 쪽은 공실이 많습니다. 이런 건물인데도 닭도리탕집은 저녁시간에 대기 손님이 있을 정도로 장사가 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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