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클레이가 생각보다 뜨겁습니다. 카카오 클레이는 카카오에서 만든 비트코인과 비슷한 암호화 화폐 입니다. 이미 우리의 카카오톡의 모바일 화면에서 오른쪽 하단 탭의 전체서비스를 눌러 보면 클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게 카카오 클레이의 지갑입니다. 카카오에서는 지난 6월 3일 클레이 코인 출시 이벤트로 10만 명에게 50클레이씩 무료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기사를 보면 카카오에서는 '보수적으로 한 달정도의 시간을 예상했지만 출시 당일 10만 명의 가입자가 몰렸다'라고 합니다.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 화폐로 돈을 번 사람도 있지만 잃은 사람도 많아 암호화 화폐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 카카오에서는 이렇게까지 빠르게 이벤트 클레이가 소진될 것으로는 예상을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쩌면 그것은 일부러 겸손한 자세를 취한 인터뷰일지 모르겠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자 열기는 항상 상상을 초월해 왔습니다. 비트코인을 만든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지만 비트코인 상승세를 주도한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이었고 이와 관련하여 김치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는 전 세계의 뉴스에 언급되었습니다. 아파트는 주거의 수단보다는 최고의 재테크 투자 수단이 되어 당장 돈이 없는 젊은 사람들까지도 미래의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 증시가 동시 폭락할 때 우리나라 증시가 가장 먼저 이전 지수로 반등했습니다. 놀라운 것이 외인들의 폭풍 매도 속에서 신규 개미들이 증시에 몰려들어 그 매물을 다 받아내고서 코로나19 직전 지수까지 끌어올린 것입니다. 또 유가가 갑작스럽게 하락하자 WTI 원유 ETF/ETN으로 다들 몰려들었습니다. 괴리율이니 NAV값이니 뭐니 이런 말들이 들리는 것 같은데도 그런 것은 알고 싶지도 않다고 그냥 다들 마구 몰려들자 증권사에서 새로 추가로 파생상품을 만들기까지 했었습니다. 매년 가계부채가 사상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오는데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투자 열기는 항상 상상을 초월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고려해보고 우리나라의 카카오 가입자 수를 생각해보면 카카오 클레이는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 클레이가 출시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마찰음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카카오 클레이를 상장 시켰으며 이에 카카오에서는 발행 재단과 협의 없이 기습 상장했다며 '도둑 상장' 이라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클레이 상장이 신규 회원 가입 유치와 거래소 홍보에 매우 유용하니 법적 제재가 없는 상황에서 안 할 이유가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거래소들이 클레이 출시에 맞춰 이벤트도 진행하고 홍보도 많이 해서 신규 회원 유치를 하고 있습니다. 현금화되는 시세가 오늘 8일 기준으로 개당 380원(출시 당시 가치는 160원)으로 계속 오르고 있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습니다. 카카오의 브랜드 가치가 대단한 것인지 투자 할 곳만 있다면 마구 달려가는 사람들이 대단한 것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기사가 하나 나왔습니다. 제목이 '"돈 잃고 사람 잃어 인생 포기" 암호화폐 대박 신화의 그림자'라는 기사입니다. 내용은 지인에게 코인 투자를 권유하고 본인도 그 코인 투자를 했는데 다 날리고 서로 간 험악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투자는 예금과 달리 안정적인 것이 아니라 성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는 것인데 그냥 무조건 성공한다는 달콤한 상상만 하고 그 반대의 상황에 대해서는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어떻게 지인에게 쉽게 투자하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에는 조급한 사람들이 많고 누가 어디서 돈을 벌었다고 하면 남들보다 뒤질까 봐 그게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서둘러 덤벼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어떤 경우에는 빠르게 들어가서 수익을 보고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에는 상투 잡고 호구가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비트코인도 어떠한 이유든 초기에 들어간 사람은 돈을 벌었겠지만 이미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후에는 매우 위험한 폭탄 돌리기를 하면서 존버를 외치다가 쓰러진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때 투자를 한 사람들에게는 비트코인의 본질에 대한 생각보다는 옆에서 얼마를 벌었네 하는 것과 내가 투자한 것은 얼마까지 더 올라갈 것인가에 만 관심을 두고 있었을 것입니다. 블록체인이라는 기술이 비트코인만이 특허를 가진 전유물이 아닌데 암호화 화폐라는 흔하지 않은 단어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며 이것이 향후 세계 단일화폐가 될 것처럼 덤벼들었었습니다.
예전에 어떤 다큐멘터리를 봤었습니다. 제목은 기억이 나지 않는데 거기서 돈과 화폐를 설명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화폐(Currency)는 교환 수단이고 회계의 단위이고 휴대성이 있으며 돈(Money)은 화폐의 모든 기능에 더하여 오랜 세월에도 그 가치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둘의 차이는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개념이라고 설명을 해줬으며 이것은 아주 크게 저의 뇌리에 박혀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처음 들었을 때 이것이 기존의 화폐를 대체 할 수 있는 혁명적인 화폐라고 누군가 얘기를 했었는데 저는 이때 비트코인을 화폐라기보다는 무슨 파생상품 정도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춤을 추며 올라가고 있었는데 처음 시작점에는 누가 이것으로 피자를 시켜 먹었을지 몰라도 이렇게 가격이 춤을 추고 올라가는 상황에서 어느 누가 어떻게 화폐로서 재화를 구매하고 또 기업가치를 이것으로 표기를 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에 카카오에서 출시하는 클레이 코인이 뜨거워지는 것 같습니다. 카카오에서 출시한 의도와 달리 여러 세력들이 돈이 된다는 소문을 만들고 이 거품을 보고 돈을 벌겠다고 달려와 호구가 된 후 쓰러지는 상황이 나오지 않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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