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에 연구원들이 밀라노의 부티크 상점 직원들에게 물었습니다.
"고객 두 명이 고급 상점에 들어왔는데 한 명은 드레스와 모피 코트를 입었고 다른 한 명은 운동복에 재킷을 입었다면 누가 돈을 더 많이 쓸 수 있을 것 같나요?"
그 결과는 운동복을 입은 고객이라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1990년대까지는 공공장소에서 운동복을 입는 것은 흔한 풍경이 아니었습니다. 역사적으로 아주 오랫동안 의복은 거의 같은 규칙을 따랐습니다. 천과 재단의 질은 사회적 신분을 상징했으며 부유한 자와 가난한 자는 다른 옷을 입었습니다. 그리고 여자와 남자도 다른 옷을 입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남자와 여자는 같은 옷을 많이 입습니다.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와 같은 세계적인 부자도 그냥 평범하게 옷을 입습니다.
액티브웨어 세계 시장은 가치가 3,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우리가 사는 옷의 25%에 달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편하게 입게 됐을까요?
'애슬레서'라는 단어는 새롭지만 이 유행은 새로운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전부 여가 시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여가 시간은 지배 계층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역사를 보면 하인과 노예가 일을 다하므로 지배 계층은 시간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20세기 초반에 산업화한 국가에서는 일반인도 삶이 나아졌습니다. 시간을 절약하게 하는 기술과 노동조합이 가하는 압력으로 근무 시간 규정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주간 평균 근무시간이 65시간에서 46시간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20세기 초반에 중산층이 여가 시간을 더 갖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이들이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 여러 도시에 체육관이 생겼는데 이것은 당시 독일에서 처음 나온 개념이었습니다. 1800년대 후반의 운동복은 제약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체육관은 사적 공간이었고 성별에 따라 구분되어 있었으므로 조금씩 편하게 입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여자들은 체포될 위험을 무릅쓰면서 더 편한 스타일을 인정해 달라는 운동을 벌였습니다. 그 시대에는 여성복이 아주 엄격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여자가 대학에서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고 도시에서 자전거가 유행하게 되자 그런 편한 옷을 밖에서 입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많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1900년의 테니스 선수는 발목까지 내려오는 치마에 긴소매 상의와 코르셋을 입었습니다. 그러다가 치마가 점점 짧아졌습니다. 프랑스의 수잔 랑글렌 같은 선수는 스타일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수잔의 특징인 무릎 길이의 주름 치마와 민소매, 밴드 스타킹, 머리띠 덕분에 경기를 더 잘했고 젊은 여자들은 진보적인 표현으로 수잔의 복장을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1920년대에는 '보그' 잡지가 테니스에서 영감받은 스타일을 정기적으로 표지에 실었습니다. 그러면서 스포츠용 의복이 주류 패션이 되었습니다.
거의 모든 인간 역사에서 우리는 동물이나 식물로 섬유를 만들었습니다. 애벌레에서 비단을 만들고 양털로 울을 만들고 염소털로 캐시미어를 만들고 아마로 리넨을 만들고 목화로 면을 만들었습니다.
면은 무게의 8% 정도 물을 흡수 할 수 있고 울은 30%까지 물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울로 만든 수영복은 물에 젖으면 3.6Kg이나 무거워집니다.
그런데 과학자들이 연구실에서 새로운 섬유를 만들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화학 회사인 듀폰은 합성 섬유를 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나일론이었습니다. 듀폰은 당시 잘 긁히던 울 스타킹 대용품으로 실크 같은 섬유를 여성에게 팔았고 대박이 났습니다. 그 후 새로운 인공 섬유 광고가 패션 잡지를 가득 채웠습니다. 그러다가 스판덱스가 나왔습니다. 스판덱스는 처음에는 브랜드 네임인 '라이크라'로 시장에 나왔습니다. 천연 섬유와 혼합해서 더 가볍고 탄력이 있고 몸매를 더 돋보이게 한다고 광고했습니다. 이 몸에 더 착 붙는 의상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는 사용자에게 더 편하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숙련가의 값비싼 재단과 재봉 없이도 몸에 잘 맞는 옷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몸에 딱 붙는 스판덱스는 수영, 스키, 요가 등등 스포츠 의복에 혁신을 일으켰습니다.
그 후에 적당히 가리면서 딱 붙은 옷이 나왔습니다. 그것이 바로 레깅스입니다.
오늘날 미국 여성은 청바지보다 레깅스를 더 많이 삽니다. 그렇지만 충격적인 노출로 보이는 것에서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패션 사진과 영화, TV 프로그램을 통해 서서히 영향을 받았습니다.
TV 때문에 운동선수는 그 어느 때보다 유명해졌습니다. TV에 나온 운동선수가 모자 달린 옷을 입거나 스판덱스를 입거나 스니커즈를 신어서 유행이 되었습니다.
청년층의 생활 방식과 습관 그리고 그들이 흥미를 가지는 것들이 예전처럼 격식을 갖춘 옷차림에서 편한 옷차림으로 크게 바뀌었습니다.
격식을 차리다가 편하게 입다가 운동복을 입다가 이렇게 변하면 우리가 계층이라고 알고 있는, 우리가 겉모습을 보고 재빨리 사람을 규정하는 방식을 틀어지게 만듭니다. 수십 년 동안 이런 유행은 스포츠 웨어, 액티브 웨어, 스트리트 웨어 그리고 이제는 애슬레저로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하지만 어쨌든 매번 더 편하게 입게 되었고 의복의 의미를 완전히 뒤바꿨습니다. 모피 코트보다 운동복이 부유함을 나타낼 수 있고, 과거에는 남자만 입던 옷을 여자가 입고, 억만장자가 운동화에 후드 재킷 차림으로 밖에 나옵니다.
사람들은 수백 년 동안 자유롭고 안전하고 편하게 공공장소를 다니고 마음껏 몸을 드러낼 자유를 위해 싸웠습니다. 그러나 의복은 아직도 전쟁터이고 뉴스만 봐도 아직 싸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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